PC방 창업컨설던트의 일과는 보통 하루 이틀의 앞의 일도 계획하기 힘들 정도로 바쁘게
지나간다. 고정적으로 해야만 하는 상권조사, 그리고 창업을 의뢰하는 고객과의 미팅, 또
고객과 함께 그에 알맞은 매장을 설명하는 동반브리핑, 매매를 의뢰한 매장을 인터넷 사이
트에 등록하는 광고작업, 매장오픈을 준비하는 고객이 합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
록 도와주는 업무까지. 일의 경력이 조금씩 쌓여감에 따라 해야 하는 업무량도 조금씩 늘어
나는 것이 이 일의 특징이다.
하지만 신입사원이든 중견사원이든 꾸준히 해야 하는 의무적인 업무가 있는데 위에서 말
한 ‘답사’가 바로 그것이다. 상권변화의 주기가 빠른 PC방 업종의 특성상 시기를 놓치지 않
고 상권을 읽는 것이 컨설던트의 생명이나 다름이 없는데, 보통 한 컨설던트가 서울의 한
구를 조사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2달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모은 정보와 데이터들을 종합해 보면 전반적인 서울시 PC방 현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쉽게 표현하여 ‘PC방 장사하기 좋은 곳과 나쁜 곳’을 꽤나 높은 신빙성을 갖추고 알
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PC방 컨설팅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소위 강남지역이라 일컫는 강남, 송파, 분당과 같이 물
가지수와 교육열이 높은 지역은 대체적으로 PC방의 가동률이 낮아 창업을 적극적으로 권
유하기 좀 망설여지는 곳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꼭 갖추고 있다는 한 두곳 잘되
는 지역이 송파구에서는 송파동을 그곳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송파동은 그 면적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반된 특징을 가진 두 상권으로 나
눌 수 있는데, 한 곳은 송파동 한양아파트로 시작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상가 상권과 나머
지 한 곳은 석촌호수 뒤편에 위치한 주택 밀집지역이 그곳이다. 우선 PC방을 운영하기에
는 아무래도 주택밀집 지역인 상권이 더 유리하다고 보여진다. 사실적으로 이 지역 PC방들
을 답사하다보면 저녁시간에는 거의 대부분의 매장이 가동률 70%이상, 몇몇 곳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상권인 아파트 상권은 대부분 오래된 매장들
로 그중 가장최근에 오픈한 매장이 독보적으로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매장들도 기본매출은 유지하거나 그 이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어떤 매장도 시설 리모
델링이나 PC교체 후에는 높은 매출을 보일 수 있는 수요인구와 지리적 위치를 갖추고 있다
는 것이 송파동을 좋은 상권이라 평가하게 된 구체적 이유이다. 하지만 장점만 갖추고 있
는 지역은 없다. 전반적으로 높은 가동률을 보이는 석촌호수 뒤편 지역은 어떻게 보면 불필
요하다라고 평가될 정도로 가격경쟁이 이루어져 거의 모든 매장이 시간당 700원을 받고 있
는 상황이고 아파트 상권은 많은 유동인구를 이유로 매장의 규모로 보았을 때 비교적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송파동 지역의 특징은 대형매장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큰 매장이 60~70대 규모로 대형으로 오픈할 만한 상가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 전체적
으로는 상권의 안정성을 보이고 있지만 대박 매출을 올리기에는 다소 매장들의 크기가 좀
아쉽다는 것이다. 이는 투자금이 적은 창업자에게는 매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40~50대
의 소규모 매장을 잘 운영하다가도 인근에 대형매장이 생기는 바람에 매출의 급격한 하락
을 겪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송파동은 대형 상가 자체가 흔치않아 소규모 창업자에게는 매
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시간당 700원 요금을 받더라도 타 상권에는
정액요금이 있음을 감안하고 또한 월등히 높은 가동률을 계산한다면 순익은 놀라울 정도
로 높다. 그리고 저가 요금으로 인해 생성된 유저층이 워낙 두터워 장기적으로 상권의 안정
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 등.
만약 적은 투자금으로 PC방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송파동에 관심을 기울기 바란다. 대
형마트가 들어설 수 없는 재래시장처럼 송파동은 작게 시작하는 창업자들을 위해 준비된
상권이라 말할 수 있는 우수한 상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