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한참을 걸으며 곳곳을 살펴도 PC방 간판을 찾기 쉽지않은 동네가 있다. 밀집된 주택가에 좁은 도로를 따라 여러 종류의 음식점과 자그마한 호프집 등 갖가지 색의 간판이 즐비한 가운데 유독 PC방과 노래방 간판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이는 기가 막히게 연결된 학교 정화구역의 영향이라 볼 수 있는 상권의 현상인데, 장위동은
바로 그러한 상권의 대표적 지형을 갖추고 있다. 우선 장위동의 지적도를 살펴보면 왜 그러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곳곳에 펼쳐져 있는 초등교들이 일단 사람이 몰릴만한 상권에 인접하여 PC방의 생성을 방해한다. 또한 지형상 오래된 주택단지를 이루는 장위동은 상가건물이 위치할 만한 곳이 한정되어 있어 정화구역을 벗어나 PC방을 오픈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장위동은 PC방이 생길 수 있는 몇곳의 상가에 밀집된 PC방 상권을 이룬다. 불과 100미터의 거리에 다섯곳 이상의 PC방을 보유한 상권이 4곳이 넘으며, 이곳을 지나면 다른 상권의 PC방은 한참을 걸어가야 찾을 수 있다. 분명 이곳 PC방들의 업주는 독점지역으로 인한 대박상권을 꿈꾸며 창업을 하였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PC방이 너무 몰리다보면 쇠퇴해지는 매장이 있기마련은 당연지사이다. 서비스 경쟁, PC사양 경쟁, 요금 경쟁. 한명의 손님이라도 더 잡으려는 것이 업주들의 마음이지만 그런 마음이 과다하다보면 상권이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 경우가 있다. 많은 수의 PC방 업주들을 만나다보면 자신의 매장이 오래되어 매출이 떨어졌을 때, 매장 리모델링이나 사양업그레이드, 또한 고객 서비스 같은 운영변화보다 단순히 타 매장보다 요금을 떨어뜨리려는 가격경쟁으로 승부수를 띄우려는 분들이 다수 계신 것을 볼 수 있다. 참 단기적인 대책이 아닐 수 없다. 가격으로 승부하여 상권을 죽이고 또한 다시 타매장에 비해 시설과 사양에 밀려 완전히 도태되어 버리는 영업정책은 바로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거나, ‘다 함께 죽자!’라는 물귀신 작전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매장은 한때 최고의 호황을 누렸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때는 재투자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관계로 지금은 재투자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한다.
장사는 장기적인 운영계획이 필요하다.
매장을 살 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매장을 팔 때 이다.
지금의 호황기를 꾸준히 누리는 것이 매장을 더 값어치있게 하는 최고의 노하우이다. 어느 상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장위동같은 섬처럼 PC방이 몰린상권은 위와 같은 꾸준한 매장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상권이라 생각한다. 매장을 1등으로 만드는 것은 점주의 운영에 달린 것임을 잊지 않는 영업마인드가 필요함을 예비 창업자분들, 또한 이미 창업하신 분들은 꼭 명심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