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어느 정도 상권이 형성된 지역, 또는 상업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구밀집도를 나타내는 주택지라면 정화구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대부분 들어서있는 PC방. 현재 PC방이 들어설 만한 곳이라면 어김없이 PC방이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이중에는 장사가 흥하여 많은 이윤을 남기는 곳, 반면에 경쟁업소의 영향이나 경영의 부실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 또는 큰 이윤 없이 가게 유지만 겨우 하는 정도로 운영되는 곳이 있다. 보통 여러 PC방이 존재하는 한 상권 안에는 위의 세가지 유형의 PC방들을 볼 수 있기 마련이지만 내가 본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의 상권은 위와는 많이 다른 면을 갖추고 있었다.
이미 많은 상가에 PC방이 들어섰을 뿐 아니라 다른 상권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할 노후된 PC방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PC방이 장사가 ‘잘’되었다. 크지도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단지 ‘노량진’이라는, 또한 수요인구가 쏟아져 나오는 학생 학원 상권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PC방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흑자를 나타내는 듯 했다.
학교가 아닌 학원 상권이다 보니 학교상권의 비수기라는 방학에도 비수기를 타지 않고 비수기라도 성수기에 비해 매출의 폭이 크지 않다. 이 외에 상권의 특성상 가장 PC를 많이 사용하는 학생이 유동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고객층이 두터워 상당히 안정적인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노량진이 PC방의 천국일 뿐일까? 좋은 것에는 좋은 만큼의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일반적으로 PC방에는 잘 인정되지 않는 바닥권리금이라는 것이다.
노량진에는 상권자체가 워낙 유동인구가 많아 기본적인 바닥권리금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PC방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작게는 천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상가 바닥권리금이 형성되어 같은 규모의 PC방이라도 노량진에서 창업하기엔 훨씬 무리가 있는 것이다.
또한 상권이 좋다 보니 만만치 않은 보증금과 월세가 바닥권리금의 뒤를 이어 악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순익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요소이고 점포를 매매 할 때도 상당한 악조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노량진은 적어도 PC방 운영에서 볼 때 ‘죽지 않는 상권’이라 말하고 싶다. 경쟁업소가 많아도 워낙 수요인구가 많다보니 구태여 가격경쟁을 심하게 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중심가에는 그 흔한 음료 서비스 조차 이루어지지 않아도 매일 저녁이면 빈자리를 찾기 힘들 지경이다. 또한 대형 신규매장이 들어설 정도의 큰 상가가 흔하지 않아 작은 규모의 점포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뿜어낼 수 있는 곳이 노량진이다. 노량진이 아니라면 이미 벌어졌을 PC방 경쟁의 최악의 사태가 노량진에서는 아직 그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30평대의 작은 PC방에서도 1500만원 이상의 월 매출을 올리는 곳. 다른 지역의 대형 점포와 경쟁해도 결코 이익에서 뒤지지 않는 점포들이 즐비한 곳.
노량진은 적어도 PC방운영으로는 최고의 상권이라 말하고 싶다.